신용회복경험담

2025.05.19 13:01

부모님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었습니다

  •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.05.19 13:0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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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도입부: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(약 15%)

저는 42살, 편의점 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. 미혼이고, 연세가 있는 부모님을 모시며 살아가고 있어요.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쁘지만, 그 속에서 나름의 보람도 느끼며 지냈습니다. 어릴 적부터 부모님은 저를 위해 아끼고 고생만 하셨기에, 이제는 제가 부모님을 지키고 싶었거든요.

편의점 일을 하게 된 지는 6년이 넘었고,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는 날도 많습니다. 그래도 월 230만 원 정도의 수입이 꾸준히 들어와 생활비와 부모님 병원비 정도는 겨우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. 큰 욕심 없이 ‘이대로만 살면 된다’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.




 

2. 전개: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(약 25%)

인생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진 않더군요. 결혼 생활이 길지는 않았지만, 결국 이혼하게 됐습니다.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혼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. 재산이라고 할 것도 별로 없었는데, 위자료와 분할금으로 4천만 원 가까운 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.

당시엔 마땅한 방법이 없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고, 신용카드로 남은 정산비용과 생활비까지 충당했습니다. 그렇게 시작된 빚이 3년 반 만에 7,8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. 매달 카드 최소금액만 갚으며 연체는 막았지만, 원금은 줄어들 기미가 없었고,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.

한때는 투잡도 해보려 했지만 체력적으로 감당이 안 됐고, 부모님 병원비가 계속 발생하면서 숨 쉴 틈 없이 돈이 나갔습니다. 그렇게 매달 30~40만 원씩 부족한 생활이 계속되니, 정신적으로도 점점 무너졌습니다.



 

3. 위기: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(약 20%)

결정적인 계기는 아버지의 수술비 때문이었습니다. 신장 투석을 오래 하시다 응급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급하게 병원에 입원시켰는데, 수술비와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했습니다. 카드도 한도가 다 찼고, 통장엔 20만 원도 없었습니다.

그날 밤, 편의점 휴게 공간에 앉아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‘개인회생’이라는 단어를 처음 보게 됐습니다. 처음엔 ‘이건 나 같은 사람한테 해당되는 게 아닐 거야’ 하며 넘겼지만, 며칠 후 다시 찾아봤고, 상담 신청까지 이어졌습니다.

사실 상담 전까지 고민을 한 달 넘게 했습니다.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도 죄송하고, ‘망했다’는 자책감에 눌려 상담 문 앞에서 몇 번이나 망설였죠. 하지만 담당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울컥했던 순간,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. “여기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”라는 말이 그렇게 위로가 될 줄 몰랐어요.



 


4. 해결: 개인회생 진행 과정 (약 25%)

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총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. 저는 근로소득자였기 때문에 고정 수입이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됐습니다. 제 수입, 지출 내역, 채무의 발생 경위 등을 정리해 서류로 제출했고, 정직하게 보여드렸습니다.

법원에 제출한 변제계획은 월 28만 원씩 36개월, 총 1,008만 원 변제 조건이었고, 나머지 채무는 면책 신청을 했습니다. 부모님 병원비, 제 최소한의 생활비까지 고려해 산정한 금액이라 무리 없이 갚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.

법원 출석 날엔 긴장도 했지만, 판사님은 제 진심을 묻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셨습니다. “이걸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가 있으신가요?” 저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.

어려웠던 점은 ‘채무자’라는 낙인이 제 마음을 짓누른다는 거였습니다. 하지만 부모님을 위해, 내 삶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길이라는 확신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. 서류 준비는 꼼꼼히 해야 했고, 중간중간 보완 요청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하나하나 해내며 ‘나도 다시 뭔가 할 수 있겠구나’ 싶었습니다.



 

5. 결말: 현재의 변화와 희망 (약 15%)

지금은 개인회생 10개월 차입니다. 매달 성실하게 28만 원을 납부하고 있고, 연체나 미납 없이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.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지만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. 특히 부모님 앞에서 죄송한 마음이 줄어들었어요. 아직 다 갚진 않았지만, 이제는 ‘감당할 수 있다’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.

앞으로는 소형 점포라도 직접 운영해보고 싶다는 작은 꿈도 생겼습니다. 빚이 인생을 막는 벽처럼 느껴졌지만, 이제는 그것을 넘을 사다리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.

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나처럼 가족을 부양하면서 혼자 감당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꼭 말하고 싶습니다.

“혼자 버티지 마세요.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분명히 있습니다. 그걸 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, 살아가기 위한 용기입니다.”

이제는 떳떳하게, 웃으며 하루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. 저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. 지금이 바로 그 첫걸음일지도 몰라요.

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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