신용회복경험담
이제는 믿지 않습니다
- 최고관리자 23일 전 2025.05.29 16:4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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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도입부: 평범한 가장, 안정된 직장 속 일상 (약 15%)
저는 지방 시청에서 근무 중인 46세 공무원입니다. 두 자녀가 고등학생이라 교육비가 한창 많이 들어가는 시기이지만, 안정적인 직장과 20년 넘는 경력 덕분에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.
매달 급여가 꼬박꼬박 들어오고, 크진 않지만 퇴직금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‘나는 남들보다 그래도 안전한 삶을 살고 있다’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.
2. 전개: 믿음이 낳은 비극, 사기와 보이스피싱 (약 25%)
지인의 소개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. "공무원이니 대출도 잘 되실 거고, 이 투자상품은 원금 보장에 월 10% 수익이 보장된다"는 말에 솔깃해졌습니다.
한두 번 수익이 들어오자 믿음이 생겼고, 결국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에서 총 9,200만 원을 대출받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.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석은 결정이었지만, 당시엔 ‘아이들 대학 등록금도 걱정 없겠구나’ 싶었죠.
그런데 몇 달 뒤 연락이 끊겼고, 보이스피싱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. 경찰서에 신고하고도, 이미 빠져나간 돈은 되찾을 수 없었습니다.
3. 위기: 체면보다 가족이 먼저였다 (약 20%)
대출 이자만 월 80만 원을 넘기고, 원금 상환일은 다가오는데 월급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습니다.
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공무원으로서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두려웠던 것입니다. 혹여나 직장에 알려질까 봐 더 숨고 싶었고, 가족에게조차 차마 말을 못 했습니다.
하지만 어느 날, 아내가 우연히 카드사에서 온 독촉장을 발견하고 울면서 묻더군요.
그날 처음으로 모든 걸 털어놓았습니다. 아내는 놀랐지만, 오히려 “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결하자”며 함께 알아봐 줬고, 공무원도 가능한 절차라는 걸 알게 되어 개인회생 상담을 받게 됐습니다.
처음 상담실 문을 열 때,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지만 동시에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.
4. 해결: 4개월간의 절차, 무너진 삶의 재정비 (약 25%)
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. 매달 평균 급여에서 가족 생계비를 제외하고, 월 32만 원씩 36개월(3년간) 상환하는 변제계획안이 인가되었습니다.
법원에 출석할 때는 참으로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. 공무원이 법원에, 그것도 채무 관련 절차로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웠지만, 판사님은 제 상황을 차분히 들은 뒤 “재기하려는 노력을 응원한다”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.
가장 큰 어려움은 여전히 남은 자책감이었습니다.
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매달 성실히 상환하면서, 지출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가족과도 경제적으로 투명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.
5. 결말: 다시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 (약 15%)
이제 변제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났고, 36개월 중 13개월을 무사히 넘겼습니다.
자동차도 처분하고, 외식도 줄이고, 자녀들과는 도시락을 함께 싸서 나들이하는 소소한 일상을 더 자주 보내고 있습니다.
무엇보다 ‘내가 가족에게 떳떳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’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.
이제는 체면보다 ‘지금 내가 바로잡을 수 있는 선택’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.
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, 나이 많고 사회적으로 체면 있는 분이라면 더 공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.
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.
개인회생은 포기가 아닙니다. 회피도 아닙니다. 오히려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용기 있는 결정입니다.
저는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으며, 끝까지 걸어갈 것입니다.